NOTICE 

2부 창조

지난 줄거리

지난 1부에서 우리는 시간의 양극단에 존재하는 신에 존재에 대한 두 개의 확실성을 찾아보았다. 첫 번째는 극단의 과거에서 발견된 "신을 섬기지 않은 고대 문명은 없었다."이며, 두 번째는 극단의 미래에서 가정한 인류가 잃어버린 신의 존재 즉 "무신의 이상상태"였다. 인류의 시작과 끝에서 찾은 이 두 점을 기준점과 함께, 이번 편에서는 세상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과학과 종교의 대립, 그리고 융합

역사적인 관점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는 '대립'이라는 키워드로 대변될 수 있었다. 인류가 가진 호기심은 상상의 영역 혹은 성전의 정의로 짜여 있던 세상의 틀을 하나 둘씩 깨기 시작하였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와 과학의 가장 큰 대립 각은 '창조'에 관한 부분이다. As-Is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지금 종교에서 주장하는 '창조론'은 마치 벼랑 끝에 몰린 종교가 그를 말살시키려는 과학의 사도들을 향해 겨누고 있는 단 한발의 화살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창조론은 모든 종교인이 가진 생각을 대변하는 단 하나의 정론인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하면, 불행히도 필자는 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반기를 들겠다. 세상이 6000~8000년 전에 시작됐다고 증명하기 위해 고고학과 과학의 기본적인 원리인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에 의한 연대측정법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보편적인 과학-모든 과학의 공식은 가설의 일부지만 거의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레벨의 과학-의 범주로 봤을 때 너무 억지스럽다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나중에 더 자세히 포스팅 하겠지만 진화론의 경우도 아직은 진화의 메커니즘이 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창조론을 옹호한다는 연유로 앞으로도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속단하거나 반대로 밝혀질 경우 신의 영역이 침범 당한다던가 하는 주장에 역시 반기를 들겠다. 과거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밝혀졌을 때도 종교인들은 심한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겠지만 세대를 넘어 거시적으로 봤을 때 어떤가? 종교의 믿음과 세상의 이치에 대한 믿음은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무한의 공간, 시간 그리고 신의 Coverage

종교와 과학의 싸움을 멈추고 이제는 융합의 길을 모색해보자.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변되는 현대 물리학은 우주의 시작과 역사 그리고 끝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특히나 우주의 광대한 스케일은 기존에 신들이 행하던 수많은 기적을 무색하게 하는 웅장함이 있다. 고대의 작은 촌락을 수호해주던 토테미즘의 신으로부터 서양문화를 이끌어온 기독교의 예수까지 신이 수호하고 컨트롤하는 영역은 점점 커졌지만, 어느 법전에도 지구는 신이 창조한 광활한 세계의 티끌 정도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적어놓고 있지는 않다. 과연 신의 coverage-커버영역, 특히 보험의 수혜범위를 지칭하기도 한다-는 어디까지일까? 여기에 대해 좀더 깊이 들어가자면 종교에서 파생되는 경전의 coverage를 짚어둘 필요가 있다.

신의 말씀, 기록의 주체

고대 종교와 현대 종교를 구별 짓는 기준이기도 한 경전은 신의 말씀을 적어놓은 책이다. 여기에는 그 종교를 믿는 종교인들이 삶을 사는 기준이 적혀있다. 그런데 이 밖에도 경전에는 그 종교가 가지는 세계관에 대한 부분이 기술되어 있다. 성경의 경우도 창세기를 통하여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을 일주일간의 여정으로 비유해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 질문하나. 이 경전을 기술한 자는 인간인가 신인가? 특수한 경우-구약성경의 십계명같이 돌판에 신이 직접 새기는 경우-를 제외 하고는 대부분 인간이 기술한 내용이다. 그렇다고, 경전이 가지는 신성이 위협받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신이 인간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문화적 배경, 과학적 지식 이상의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올시다 이다.

신의 말씀, 지시인가 지식인가

신이 인간에게 하사하는 메시지는 지시인가 지식인가? 물론 다양한 종교의 다양한 경전은 필자가 함부로 말하지 못할 방대한 양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중엔 지식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지시적인 부분이 들어있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는 "경전이 가진 핵심은 '지식'이 아닌 '지시'이다"라고 주장한다. 먼저 설명한 기록의 주체를 상기한다면 당연한 이치이다. 토템사회의 부족족장이 상대성이론의 공식을 받아 적을 수 있겠는가? 또한 역사적인 관점으로 보라. 어떤 지식적 사실을 발견했을 때 그 사실이 알고 보니 어느 경전에 이미 기록되어 있었던 적이 있는지. (세계의 미스터리에서 자주 언급되는 주제이지만 학술적으로 증명된 사례가 없다!)

질문으로 회귀

앞서 우리는 과학과 종교간의 대립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얘기했다. 또한, 종교가 가지는 세계관, 즉 경전에 쓰여있는 종교의 우주론은 인간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신이 하사하는 메시지는 당시 인간의 문화적 과학적 바운더리 안에서 쓰여진 '지식'이 아닌 '지시'라는 것을 얘기했다. 그렇다면 주제로 돌아가보자. 현대 물리학이 연구하는 우주의 발견과 신과의 연계를 할 이유가 있는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단 말이다. 일단 어떠한 종교의 경전이 가진 coverage도 현대 물리학의 논리에 대적할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구약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쓰여있다고 정말 24시간 x 6 = 144시간 동안에 세상이 생겼겠는가? 성경은 비유의 집합체이다. 요일 별로 창조된 순서를 보면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진화의 순서와 그다지 상반되지 않는다. 8000년 전의 세상이 있었다고 해서 신이 몰락하는 게 아니란 얘기다. 반대로 신학계에서는 열린 생각으로 과학에 보다 유연한 자세로 대처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

유념해야 할 사실

이번 편 역시 허무한 결말이지만 유신론자들은 유념해야 할 사실이 있다. 신은 창조자이다. 비록, 경전을 기록하는 선지자의 능력부족(?)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지는 못했지만,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지시'는 경전에 담겨있다. 과학에서 발견하는 복잡한 공식에 주눅들 필요가 전혀 없다. "What they achieve is what the God created" (그들이 발견한 것은 신이 창조한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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