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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인간의 특수성

3.1. 지적 생명체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다른 동물들은 모두 같은 동물이다. 영장류라는 불리는 영장목의 포유류로서 인간은 원숭이와 같은 목에 속한다. 지적 생명체라는 주제처럼 지성을 가지는 생명체로 관점을 좁혀봐도 인간은 그리 특이할 것이 없어 보인다. 인류학에서는 인간이 다른 짐승들과 구별되는 몇 가지 신체적 특징을 가진다고 한다. (비 전문화된 육체 기관, 늦은 성장속도, 환경에 개방되어 있는 존재) 하지만, 인간다움, 사람다움의 패러다임은 신체적 특징 보다는 내적인 특징이 크다. 아래는 철학적 인간학에서 제시하는 인간다움의 패러다임이다. (From encyclopedia)

인간적인 것 또는 사람다움의 패러다임

① 생물학적으로 비 전문화되어 있다. ② 물음을 묻는 존재(지성 또는 이성)이다. ③ 문화의 창조자•피조자이다. ④ 자유의지를 가진 윤리적 존재이다. ⑤ 고유한 내면적 세계를 가지고 있다. ⑥ 이해를 초월하는 탈중심성을 가지며, 불편•부당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다. ⑦ 유토피아 의식을 가지며 미래지향적이다. ⑧ 사회적 존재이다. ⑨학습존재이다. ⑩ 상징적인 존재이다. ⑪ 종교적인 존재(기도•희망•사랑)이다. ⑫ 수치를 아는 존재이다. 이 패러다임들은 서로 배타적•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상관•중복되어 있다.

이 같은 특징은 인간의 인간적임을 정의하지만 또 다른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이러한 특성들을 갖기 위해선 뛰어난 지적 기억력과 사고력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닐까?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려 하거나, -엄밀히 말하면 진화에 도태된- 소외된 개체에게 연민을 느끼고 도와주려 한다던가 하는 행위는 지성만 가지고 설명하기엔 부족한 뭔가가 있다. 인류학이나 진화론에서 일부 학자들은 대의적인 종족 보호 차원에서 행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기도 하지만 인류는 수많은 분야에서 종족보존의 차원을 넘어선 무언가를 하고 있다. 때로는 넘치는 보호와 사랑을 베풀기도 하고 때로는 종족보존에 위배되는 많은 행위를 하기도 한다.

성경에서 아담이 지혜의 사과를 먹고 천국에서 쏟겨나는 장면은 인간이 가지는 불완전성을 잘 표현해주는 한 예이다. 만일, 그 사과를 먹지 않았다면 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은 신과 같은 완벽함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과를 먹은 것이 인간이며, 그로 인해서 인간은 뛰어난 지혜와 함께 불완전성을 가지게 된다. 혹자는 그 사과를 먹게한 것 역시 신의 계획일텐데 신이 인간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후반부에 언급하겠지만 이 사건(혹은 비유)은 인간과 신의 관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된다.

영혼의 존재, 영원에 대한 마음

그렇다면 영혼의 존재는 어떠한가? 많은 유신론자들과 일부 불가지론자들은 영혼의 존재를 믿고 있으며, 이것이 인간과 다른 생명체를 구별하는 큰 특징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영혼의 존재를 증명하는것은 불가능하고 유물론적으로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딱 한가지 성질만을 짚고 넘어가기로 한다. 구약성경 전도서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구절이 있는데,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가 그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간다움의 패러다임에서도 그렇듯이 인간은 선천적으로 영원한 것을 사모하는 성향이 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 조차도 영원을 사모하는 반증이며, 종족번식에 전혀 도움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영원함에 대한 표현을 종교나 예술적인 활동을 통하여 끊임없이 하고 있다. 유령이나 영혼을 믿지 않더라도 인간이 유물론적인 특징 외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3.2. 존재의 의미

인간의 특수성

필자는 무신론자와 유신론자가 논쟁을 벌여야 할 지점은 다름아닌 이곳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특별한가? 여기서 특별이라는 것은 단순히 먹이사슬의 최상위자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 종속과목강문계 분류체계 속에서 영장목의 하위가 아닌 인간과 다른 생명체로 나뉠 수 있는 "특별"이다. 위에서 언급한 "영혼"의 유무로 설명될 수 있을까? 아니면 과학의 발전으로 이 의문점이 해소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먼 미래로 여행을 떠나보자.

인류의 패러다임을 복제한 인류

우리가 도착한 미래에는 게놈지도가 발견된 이상의 발견이 이루어져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생각하는 뇌의 사고체계를 모두 해석한 것이다. 이로 인하여 인간은 기존의 기계가 하지 못하던 인간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기계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종교계는 신에 대한 도전이라는 성명을 내고 반대하지만 끝이 없는 인간의 욕망은 인간과 똑같은 패러다임을 지니는 로봇을 만들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여기서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인간과 같은 패러다임을 가지는 로봇은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가? 같은 권리를 가져야 하는가? 이 순간-아직 다른 외계 지적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면-인간은 신을 모습을 닮은 유일한 존재인가 아닌가? 이 같은 존재를 창조한 인간은 신으로 불릴 만 한가? 전자의 질문들은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넘어가도록 하고 마지막 두 질문에 포커스를 맞춰보자.

인간은 신의 모습을 닮은 유일한 존재인가? 아닌가?

첫 질문은 불행히도 "아니다"가 되겠다. 물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인간다움을 복제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것도 개체단위가 아니라 사회단위가 되었을 경우에도 인간이 가지는 개체의 다양성과 이로 인한 사회현상이 똑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제가 붙는다. (따라서, 성적본능이나 번식 역시 같은 형식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닌 경우도 같은 특징을 가질 수 있다면 괜찮지만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됨) 분하고 억울한 일이지만 같은 패러다임을 가진 다른 개체에 대해 열등하다고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신의 능력, 인간의 능력

그렇다면, 이를 창조한 인간은 신의 능력을 얻은 것일까? 엄밀히 말하자면 능력 중 큰 부분을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집합론으로 보자면 신이 만든 세상의 모든 이치를 O라고 봤을 때 인간이 가진 기존의 능력 Ae와 자신을 닮은 존재를 창조하는 능력을 Ac라고 한다면 Ae∪Ac가 되는 것인데, Ae∪Ac = O가 되지 않는 한 인간이 신의 능력을 얻었다고 자만하기는 이르다.

더더우기, 인간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발견이다. 창조가 아니다.
복제이다. 창조가 아니다.

우리가 아는 것과 신이 아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조금 다른 얘기긴 하지만,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에서 공감가는 문구가 하나 있었는데,

"인간은 무기물로부터 유기물생성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유기물은 생명체로부터 재가공한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가진 존재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그 능력을 창조자를 통하여 받았고 그를 분석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식이 최종적으로 O에 이를 수 있다 쳐도 그것은 이미 창조된 세상의 이치를 발견한 것뿐이다. 만일, 이로 인하여 인간이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고 거기에 같거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존 창조주가 했던 일을 복제하고 개선한 이상의 값어치를 가질 수 없다.

인간다움, 그 중요성

이런 식이라면 유신론자들이 과학과 부딪힐 일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과학을 통해서 벌어질 일중에 경계해야 것이 있으니 그것은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는 것이다.

또 다른 미래로 가보자. 그 미래에서는 신기한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나쁜 습성을 DNA에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그것이다. 이로 인하여 인간은 수많은 범죄와 정신적 장애에서 해방될 수 있으며 모두가 유토피아와 같은 완전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좀 인위적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한 세대만 이렇게 지내면 이후 자손들은 유전적으로 유지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그런 세계다. 정말 그럴까? 필자가 느끼기로는 인류가 역사상 처했던 모든 위협보다도 무서운 공포로 받아들여진다. 왜일까? 이것은 신이 인류에게 준 근본 계획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 계속)

P.S.1. 인간의 패러다임을 모두 얻은 미래 세계는 "우주소년 아톰"과 "I, Robot"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인류는 먼 미래에 창조할 피조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인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S.2. 마지막에 언급한 미래는 영화 이퀄리브리엄에 유사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물론 스토리상 DNA에 손을 대지는 않았고, 부정적인 현실에 치중했습니만, 제가 다루려고 하는 시나리오는 그것보다 달콤하고 부정적 요소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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